문제 상황
작년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쓰는 엑셀이 오래된 버전이라, 중복된 항목을 뽑아내려면 이전에 다뤘던 중복된 항목 제거 기능이나 고급 필터를 써야 했습니다. 그런데 최근에 회사 PC가 마이크로소프트 365로 바뀌면서, 옆 팀 대리님이 짜놓은 수식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셀 하나에 수식을 넣었더니 범위 전체가 자동으로 좌르륵 채워지는 걸 보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. 알고 보니 UNIQUE, FILTER, SORT라는 동적 배열 함수들이었는데, 예전 방식보다 훨씬 직관적이라 그날 바로 익혀서 제 업무 파일에도 적용해봤습니다. 오늘은 이 세 함수를 정리해보겠습니다.
해결 방법
UNIQUE — 중복을 제거한 목록을 그 자리에서 뽑아내기
=UNIQUE(범위)
지정한 범위에서 중복을 제거한 목록을 자동으로 뽑아줍니다. 예전에는 [데이터] 탭의 중복된 항목 제거 기능으로 원본 데이터 자체를 건드려서 지워야 했는데, UNIQUE는 원본은 그대로 둔 채로 다른 위치에 결과만 뽑아준다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. 제가 관리하던 거래처 명단에서 실제로 몇 개 회사가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했을 때, =UNIQUE(A2:A200)라고 한 줄 쓰는 것만으로 중복 없는 거래처 목록이 바로 아래로 쭉 채워지는 걸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.
FILTER — 조건에 맞는 데이터만 그 자리에서 추출하기
=FILTER(가져올 범위, 조건)
이전에 다뤘던 필터 기능이 화면에서 조건에 안 맞는 행을 숨기는 방식이었다면, FILTER 함수는 조건에 맞는 데이터만 완전히 새로운 위치에 뽑아서 보여줍니다. 원본은 그대로 유지되고, 결과만 별도로 정리된 표로 나옵니다.
=FILTER(A2:C200, B2:B200="영업팀")
부서(B열)가 영업팀인 행들만 A부터 C열까지 통째로 뽑아옵니다. 제가 예전에 고급 필터로 처리했던 "미참석자만 따로 뽑기" 같은 작업을, 이제는 이 수식 하나로 끝낼 수 있게 됐습니다.
SORT — 정렬된 결과를 자동으로 유지하기
=SORT(범위, 기준 열 번호, 정렬 방식)
정렬 버튼을 누르는 대신, 수식으로 정렬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.
=SORT(A2:C200, 3, -1)
3번째 열(C열)을 기준으로 내림차순(-1) 정렬한 결과를 보여줍니다. 원본 데이터가 나중에 바뀌어도, 이 수식은 자동으로 다시 계산되어 항상 최신 정렬 상태를 유지합니다. 이전에 다룬 일반 정렬 기능은 한 번 정렬하고 나면 그걸로 끝이라, 데이터가 추가될 때마다 다시 정렬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 그 번거로움이 사라진 셈입니다.
실무에서 차이 나는 지점
세 함수를 조합하면 위력이 커집니다. 제가 실제로 썼던 방식은 이렇습니다.
=SORT(FILTER(A2:C200, B2:B200="영업팀"), 3, -1)
영업팀 데이터만 뽑아서, 그중에서도 금액이 높은 순으로 자동 정렬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수식입니다. 예전 같으면 필터 걸고, 정렬 버튼 누르고, 데이터 바뀔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해야 했는데, 이제는 수식 하나가 원본이 바뀔 때마다 알아서 다시 계산해줍니다. 이 조합을 처음 만들어서 실행했을 때 결과가 좌르륵 펼쳐지는 걸 보고, 그동안 손으로 반복했던 작업들이 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.
추가 팁
- 이 함수들은 최신 버전에서만 작동합니다. 회사에서 오래된 버전을 쓰는 동료에게 파일을 넘기면 #NAME? 오류가 뜰 수 있으니, 협업 파일이라면 미리 버전을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.
- 결과가 펼쳐질 자리를 미리 비워둬야 합니다. 수식이 입력된 셀 아래나 옆에 이미 다른 데이터가 있으면 #SPILL! 오류가 뜹니다. 처음 이 오류를 봤을 때 뭔가 잘못된 줄 알고 당황했었는데, 알고 보니 그냥 결과가 펼쳐질 공간이 부족하다는 뜻이었습니다.
- FILTER의 조건도 여러 개를 곱셈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. 이전에 배열 수식에서 다뤘던 것처럼, (B2:B200="영업팀")*(C2:C200>=1000000)처럼 조건을 곱해서 AND 조건을 걸 수 있습니다.
마치며
UNIQUE, FILTER, SORT는 예전에 복잡하게 처리하던 작업들을 수식 한 줄로 압축해주는 함수들입니다. 새로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지만, 벌써 제 업무 파일 여러 개에서 예전 방식을 이걸로 바꿔가고 있습니다. 회사에서 최신 버전을 쓰고 계신다면 꼭 한 번 적용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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